이름: 김*현 (남)

전공: **대학교(4년제) 국제경영학 전공

근무시작일: 2015. 10. 26

취업지역: Walnut, CA

취업처: 스포츠용품 전자상거래 회사

근무포지션: Business Admin

 

잘 지내? 응, 나 미국 가~

이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 대학 시험과 과제에 치이는 동기들, 대외활동에 눈이 먼 후배들까지 모두 부러움의 눈으로 쳐다봤다. 국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근로학생으로 마케팅 업무를 하기도 하고 GTEP(글로벌무역인재양성프로그램)에서 상,하반기 최우수 팀을 석권했을 때보다 더 축하해줬다. 그렇게 LA에 처음 발을 디뎠고 첫 출근을 했다.

사회적 기업가, 전세계를 다니며 거래하는 사업가가 되어 복지제도의 그늘에 가려져있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나의 비전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사장님은 그런 분이었다. 나와 10살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도 큰 비즈니스를 경영한다. 또 미국에서는 차가 없으면 발이 없는 것과 같기에 차를 살 때까지 본인 집에서 머물게 해주었다. 배려와 감사 속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해외 인턴 지원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해외로 갔다고 대단한 일 하는 거 아니다. 단지 사회 문화적 환경이 다를 뿐, 위치는 인턴이다.

나 같은 경우 미국으로 간다는 축하와 계속되는 상승세로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너무 안일했다. 회사 입장에선 1년 혹은 그 이하 기간 동안 일하게 되는 인턴에게 핵심적인 일을 맡길 수 없다. 알고 있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내 위치는 누구나 와도 대체할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을 때, 자존감은 낮아진다.

나는 주로 멕시칸 직원과 일을 한다. 주문 받은 물건을 창고에서 가져오는 일을 그들이 하는데 약속한 시간인 3시가 다되도록 물건을 가져오지 않았다. 가서 이야기했다. ‘지금 3시야!’ 그러자 직원은 ‘그래서 뭐?’라고 했다. 우리의 약속은 잊은 건가. ‘3시까지 물건 넘겨주기로 했잖아’ 침착하게 말했다. ‘알아 근데 일이 너무 많은 걸 어떻게 해’라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그래도 약속한 시간은 지켜야지’라며 언성이 커져갔다. 그렇게 감정싸움으로 번져갈 무렵 창고 매니저님이 중재에 들어갔다. 일 한지 일주일 되었다고 무시하는 건가, 한국인한테 지시 받는 게 기분 나쁜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을 만큼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보다 늦게 온 직원이 시킨다고 생각하면 오피스와 창고 상관없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자판기 콜라를 들고가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니 그도 미안하다고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상부상조 해야 하는 위치로써 서로 존중하기로 하고 마무리했다.

한국과의 인터오피스가 나의 주 업무이다. 한국에서 주문 받아 물건을 검수하고 출하한다. 그런데 마침 동료들이 회의하고 있을 때 항공화물업체에서 방문했다. 단순한 영업사원이라고 치부할 수 있었고 인턴이었지만 전시회에서의 협상 경험으로 운송비를 낮출 수 있었고 현 거래처보다 저렴한 가격표를 받을 수 있었다. 2가지로 활용할 수 있었는데 현 거래처와 가격협상을 할 수 있었고 새로운 도매업체를 연결 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항공라인을 만들어 서로 윈-윈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에서 더 인정받을 수 있었고 장점을 발휘할 수 있었다.

비록 인턴의 신분이지만 회사의 파트너라는 자세로 항상 일한다. 그러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회사 일이 힘들거나 야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턴이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체력이 떨어졌다. 점심을 먹는데 눈 아래에 경련이 일어나는 적신호가 울렸다. 무거운 어깨로 일을 하고 있을 때 사장님이 슬그머니 홍삼액과 비타민 두 팩을 주셨다. 비타민은 먹던 거라며 주셨고 홍삼은 지금 마시라고 했다. 먹던 것을 준 게 더 큰 감동이었다. 그 다음날 직속 상관이 비타민 한 통을 주며 매일 챙겨먹고 아프지 말라고 했다. 더 열심히 일 하라는 걸까. 처음으로 외국에서 따뜻함,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띈다.

나에게 해외인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대학교 4학년 1학기까지도 창업이라는 꿈과 취업이라는 현실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정말 많이 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가장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아닌가. 그러던 차에 해외 인턴 공고를 보았다. 많은 해외 전시회 경험에서 영어는 만국 공통어란 것을 배웠기 때문에 현지에서 배우고 싶었다. 명확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만난 최선책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선택이 있기에 내 미래를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해외인턴 하기를 잘했다. 한국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할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는 나를 색다르게 성장시킬게 분명하다.

 

 

** 소중한 후기 감사 드립니다. 남은 인턴 생활도 행복하게 잘 마무리 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