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한양대학교 화학과 06학번 강O우입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드디어 3주가 지나서 첫 번째 글을 올립니다. 4월 15일 호주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에 처음으로 올랐던 들뜬 기분으로 3주를 보낸 거 같아요. 처음으로 해외에 혼자서 나가보는 것이라 긴장도 됐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낙천적인 마음으로 3주를 보낸 거 같네요.
첫째 주
첫날 비행기에서부터 스케줄이 꼬여서 예정보다 7시간이나 지나서 시드니에 도착해서 피곤했지만 새로운 곳에 왔다는 사실에 더 들떴던 것 같아요. 2주 동안 홈스테이를 하게 될 집과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후2시에 도착했지만 정작 홈스테이에 들어간 건 6시가 지나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홈스테이 맘이 좋은 분이셔서 생활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던 거 같아요. 제가 2주 동안 지내게 된 동네는 시드니 중심가(씨티, city)에서 15분 정도 북쪽에 있는 Mosman이라는 지역이에요. 도착하고 이틀 뒤 월요일부터 Access어학원이라는 어학원에서 2주간 어학공부를 하고 셋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인턴을 시작하도록 예정되어 있었어요. 어학원을 다니면서 저는 Advanced반에서 공부하게 되었는데 한국인은 저랑 어떤 여자분만 있고 전부 유럽이나 남미에서 온 친구들만 있었어요. 그곳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호주 시드니에 대해서 정보를 얻었지만 수업은 엄청 지루했었어요. 특별히 영어를 배운다는 느낌은 없고 그냥 말만 많이 하면서 영어가 는다기보다는 혀에 오래간만에 기름칠을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이곳에서 가장 제 주의를 끌었던 정보들은 바로 시드니에서 알바 자리를 얻는 것과 유명한 관광지들이었어요. 비록 학교와 국가에서 지원금이 있었지만 제가 부담해야 되는 부분이 있고 인턴쉽도 무급인턴이어서 생활비가 상당히 부담이 컸거든요. 수업이 끝나면 같이 이번에 대학생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가한 사람들끼리 시드니 여기저기를 구경하러 돌아다녔어요. 정말 많이 돌아다녔던 거 같아요. 그리고 4월 23일 금요일부터 4월 27일 화요일까지 부활절과 Anzac Day라는 엄청 긴 휴일이 있어서 이 기회에 시드니에서 3시간 정도 위치에 있는 Port Stephens와 Blue Mountain을 갈 계획을 세웠어요. 첫째 주에 가장 크게 느낀 건 시드니 물가가 정말 비싸다는 사실이었어요. 서울에 있을 때도 우리나라 물가 참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이곳 시드니는 차라리 서울이 훨씬 싸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리고 제가 가게 될 기업도 기아자동차로 대충 윤곽이 잡혔어요.
둘째 주
둘째 주 역시 어학보다는 여기저기 보러 다니는 것에 더 관심이 갔어요. 둘째 주의 아쉬웠던 점은 일주일 내내 비가 왔다는 사실이에요. Blue Mountain의 경우 해가 맑게 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데 제가 간 날을 비만 계속 왔어요. 세계 어디를 가도 비 오는 날은 아름답지 않지만 시드니의 경우 그 사실이 크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 나라 사람들이 왜 태양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호주 사람들은 세 개의 S와 한 개의 B를 좋아한다고 해요. Sun, Sports, Sex, Beer 어떻게 보면 문란하다고 느껴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낙천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 주까지 합쳐서 2주지만 정작 수업일수는 5일밖에 안 되는 짧은 어학과정을 마쳤어요. 그리고 다음주부터 기아자동차에서 하게 될 인턴이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셋째 주
주말에 Mosman에서 2주의 홈스테이를 끝내고 Lidcombe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Lidcombe는 호주 시드니에서 Strathfield 다음으로 큰 시드니에서 한국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에요. 먼저 홈스테이보다 값이 싸고, 제가 일하게 될 기아자동차가 있는 Flemington에서 전철로 1정거장 밖에 안돼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저는 쉐어 하우스를 구해서 지금은 3명의 형들과 함께 아파트를 대여해서 4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어요.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제가 처음 호주나라(hojunara.com, 호주 최대 한국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한 주에 95$이라는 매우 싼 가격에 집이 나와서 연락을 하고 집을 보러 갔는데 마침 그곳에 제가 인턴을 하게 될 기아자동차에서 저처럼 이미 인턴을 하고 있는 형이 같이 지내고 있었다는 거에요. 지금은 같이 룸메이트하고 매일 출퇴근도 같이 하고 있어요. 홈스테이의 경우 시드니에서 한 주에 약230$ 정도하고 쉐어 하우스의 경우 한 주에 100~120$ 정도 해요. 형들도 너무 좋고 또 제가 동생이어서 많이들 챙겨주려 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 월요일부터 인턴 생활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호주까지 왔는데 왜 한국계 기업에서 인턴을 해야 하지?’ 그리고 처음에 환경 그것도 친환경 에너지 쪽으로 썼는데 관심도 없는 자동차 회사에서 일해야 하는 사실이 불만이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사람들도 좋고 이곳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서 나름 만족 하고 있어요. 현재 제가 있는 기아자동차는 기아자동차 호주지사의 본사 역할을 하고 있어요. 한국 기아자동차에서 파견 나오신 주재원 분들을 제외하면 한국인들은 인턴까지 다 합쳐서 10명 정도 있어요. 제가 느낀 기아자동차 호주지사는 한국 회사와 호주 회사의 중간 정도 인 것 같아요. 호주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칼 출근과 칼 퇴근에 적당히 여유 있게 쉬엄쉬엄 일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여기서 느낀 점은 꼭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이에요. 몇몇 부서의 경우 때에 따라서는 주말에도 나오고 대다수의 사람들도 일이 남아있을 경우 퇴근 시간이 지나서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인턴들에게 그런 것까지 요구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한국에 비하면 강도는 낮은 편이예요. 저는 이곳에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r)부서에서 일하고 있어요. 굳이 한국으로 따지면 고객 상담센터에요. 영어를 해야 하는 여건상 저를 제외하고는 전부 호주 사람이에요. 처음 며칠은 회사가 바빠서 제 컴퓨터를 설치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서 제대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금요일 하루예요. 그전까지는 전화상담 하는 것을 구경하면서 사람들이 데이터베이스에 고객들의 상담내용을 기록하는 것을 배웠어요. 기아자동차는 인터넷으로 고객들의 상담내용을 기록하는 데이터베이스인 Siebel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요. 저는 고객들이 이메일로 상담을 한 내용들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을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지금 기록하는 것이 엄청 밀려있어서 제가 오니까 CRM팀원들이 상당히 반기는 것 같아요. 저희 팀원들은 고객들에게서 각종 문의와 불만들을 듣다 보니 상당히 바쁘고 안 좋은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다들 유머감각이 있어서 가끔씩 틈틈이 농담을 하고 잡담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배우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말 걸어 주니까 상당히 반기고 같이 농담하면서 재미있게 지냈어요. 그리고 금요일 하루지만 제가 일하는 것을 같은 팀원들이 보고 제가 일을 잘하고 또 열심히 한다한 판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전화상담 쪽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빠르면 다음주부터 전화상담에 저도 참여시켜줄 생각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기아자동차는 오랫동안 인턴을 받아 왔지만 전화상담을 맡기는 경우는 제가 처음이라고 해요. CRM을 하려면 이것저것 알아둬야 할 것들이 많이 있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각종 기아자동차 제품들에 대해서 고객들이 물어보는 것에 대답해 줄 수 있도록 제품들의 특징 들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되고 자동차에 문제가 있을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 지도 잘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계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고 고객들을 잘 상대할 수 있는 의사소통 그리고 기아자동차의 운영방침, 고객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 등 알아야 할 내용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정말 길어졌네요;; 그럼 3주 뒤에 또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