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인턴쉽을 와서, 어학연수 과정과 인턴쉽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자원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찾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탠리 파크의 조경 관리와 생태계 보호에 관련된 Eco-Ranger에도 지원하였지만 이미 빈 자리가 없었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다른 곳을 알아보던 중, 밴쿠버 종합 병원 단지 내에 있는 UBC iCord centre의 발런티어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는 밴쿠버 내에 있는 종합 대학으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서울 대학교가 75위인 것을 감안하면, 67위인 이 대학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대학이었습니다. 캐나다 내에서도 3위를 기록한 만큼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한 편이었습니다. 때문에 연구 분야에 발런티어를 지원하기가 다른 발런티어 분야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발런티어를 지원한 iCord centre는 척추를 연구하는 의료 센터였습니다. 전자 공학이라는 제 전공과 무관함에도 이러한 경험을 자원한 이유는, 이곳에서 하는 어떠한 경험이라도 훗날 도움이 되리라 확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공과 무관한 그 점으로 인해, 인터뷰에 더 많은 준비와 집중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는 교수로 재직 중인 분과 진행하였으며, 마침내 제가 선발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어떠한 일을 하게 될 것인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척추의 특정 부위에 대한 자극과 반응을 연구하는 프로젝트가 한창인 상태였습니다.
저는 제 업무를 직접 제공해 주는 Cameron이라는 친구와 같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게 된 일은 실험용 쥐에 대한 행동을 분석하여, Cameron과 서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일이었습니다.
해당 분야의 전공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한 논문을 받아 중요한 부분을 읽고, 방문할 때 마다 Cam과 다른 연구원들과도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분석해야 할 비디오의 양이 많아서 나중에는 조금 지루하고 고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연구를 하는 곳에서 의미있는 일에 참여한다는 생각과, 생물학적인 연구 분야에서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와 같은 전공자에게는 흔하지 않은 기회라는 것을 생각하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정식 연구원이 아닌 발런티어이지만, 일을 할 때는 열과 성을 다해서 일하며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나중에는 Cam이 연구실 전용 출입카드를 따로 만들어서 출입을 허가해 줄 정도로 최대한 많이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발런티어가 마무리 될 무렵, 나중에 Cam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공이 생물학이 아닌 기계공학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Cam은 처음에 천문학과 기계공학을 전공했었는데,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이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현재 생물학에 매력을 느껴 박사학위를 위해 연구 중 이라고 했었습니다.
Cam의 경우와 같이, 다양한 경험을 두루 얻고자 하는 의욕이 제가 아마 이 발런티어에 선발된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비록 UBC에서의 발런티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지만, 훗날 언젠가 꼭 필요했던 경험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굳이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이미 제게는 그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갚진 자산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