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시드니지사에서 재무 및 회계 인턴일을 하고 있는 경제금융학과 김O수입니다. 어느덧 인턴 생활이 2주도 채 안남았고 마지막 중간 보고서를 쓰고 있습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약 3주 전 저녁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복면 쓴 갱단을 만나 폭행을 당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빼앗긴 물건은 없었지만, 외상이 심하여 경찰 진술을 마치는대로 앰뷸런스에 실려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의료체계가 달라 범죄 피해자로 탑 우선순위 대기자로 올라갔음에도 대기 시간이 상당히 길었고, 도착해 근 8시간 만에 진단을 받은 결과는 예상 보다 좋았습니다. 처음에 얼굴에 상처가 남을까 상당히 걱정했지만 그 사건 발생 당일로 부터 일주일이 지난 후 인턴업무를 다시 복귀할 만큼 빠르게 호전되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완전히 완쾌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완전히 치료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안 좋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임을 알았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미드나 영화를 보면서 보냈습니다. 사실 요즘 인턴 업무 외에 여행자금을 버느라 퇴근 후 잠자는 시간 빼고는 일만 하며 보내던 차에 오히려 잘됐고, 이 때다 싶어 충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거동이 힘들어 의도치 않게 집에만 있는 일주일 동안 생각해보면 힘들 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일주일 동안 50여 편에 달하는 영화를 섭렵했고, 인턴 후 여행지도를 그리며 쉬고 있던 걸 생각해보면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함께 일하는 인턴 동생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저와 함께 일하던 Bella 아주머니가 막대한 업무량으로 개인 시간을 거의 못가졌다는 것과 점심시간 웃음이 잠지 멈추었었다는 것 두 가지 빼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고 합니다.
사내 연말 정산으로 회계부서는 상당히 분주합니다. 제가 머무는 기간이 근무일수로는 일주일도 채 안되서 제가 해야할 업무를 마무리짓는대로 남는 시간에
Accounting manager분이 하시는 일을 맡아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인데 다른 직원 분들은 어떻게 보고 계시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턴 생활을 마무리하기까지 2주의 시간이 남았는데 아직 후임 인턴 소식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제가 있는 동안 같이 일을 하며 인수인계를 하고 싶으나 제 바람대로 되는 것은 아닌만큼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오늘 Boxing day를 마지막으로 길고도 짧은 연휴가 끝납니다. 잠을 쪼개서 놀며 일했는데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회사에서는 23일 오전 단축근무를 마침과 동시에 이태리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고, 24일을 시작으로 연휴에 들어갔는데 parttime으로 일하고 있는 Bakery 공장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대목이라 새벽까지 일하기 정신이 없었습니다. 몸은 고될지 몰라도 Cash를 많이 세이브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25일 저녁을 시작으로 친구 집에서 밤새 파티를 하였고, 다음 날인 26일 Boxing day를 맞아 아침부터 일어나 쇼핑하기 바빴습니다. 오전 9시쯤 갔는데도 이미 재고물량이 반은 빠졌을 정도로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한 사람이 상당히 많더군요. 이미 괜찮은 물품을 모두 빠져있었고, 50퍼센트 이상 파격세일을 하는 물품은 디자인이 뒤지거나 이월 상품인 듯하여 적정한 선에서 쇼핑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주변 다른 친구들은 긴 연휴를 틈타 콜드코스트다 브리즈번이다 많이 놀러 갔는데, ‘모두 놀 때 돈 벌고 모두 일할 때 놀러가자’는 모토로 개인적으로 이번 연휴는 일과 여유를 적당히 병행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일부터 또 다시 출근입니다. 크리스마스로 뒤숭숭해진 마음을 다잡고 인턴을 마무리하고, 이번 연말에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새해맞이 불꽃축제에 소중한 사람들과 갈 생각입니다.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