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정말 내 전공과는 무관한 일이구나 생각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각 가정에 나눠줄 공산품을 들여오는 가격과 각 가정의 인원 별, 특징 별로 내보내는 물건들의 수지가 맞아야 했기 때문에 적십자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경영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어느 정도 갖고 있어야 했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푸드 뱅크의 감독, 관리를 총괄하는 상사 분이 제게 어떤 문서를 보여 주시면서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지라 어떤 내용인지 파악이 잘 안 된다고 해서 들여다 봤더니, 제가 강의 시간에 배웠던 Product Portfolio Management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경영 전공자에게는 기초적인 지식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Cash cow 나 Dog, Star, Question Mark와 같은 용어들을 경영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생소한 것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배운 대로 매트릭스를 그려가면서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드렸더니 그런 의미를 가진 용어들인지 전혀 몰랐다며, 수지타산을 계산하는 데 왜 소(cash cow)나 개(dog)와 같은 용어를 쓰는지 이해 할 수 없었는데 덕분에 잘 알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그 상사 분께서 상상도 못 했던 큰 기회를 제안하셨습니다.
전공이 경영이며, 앞으로 직업도 관련된 쪽으로 얻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신 상사분께서, 제게 비즈니스 수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다는 것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에 몇 번이나 정말 그렇게 도와주실 거냐고 되물어봤던 것 같습니다. 상사 분의 지인이 운영하는 사설 아카데미인데, 적십자에서 인턴십을 끝낸 이후로 2~3 개월간 프레젠테이션도 하고 강의도 들으면 Business diploma을 얻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무료로 비즈니스 코스를 듣는 조건으로, 적십자에서 필요로 하는 경영 관련 문건들이나 지식들을 비전공자들에게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주거나, 문서 작업을 대신 해주는 일을 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인지라 그냥 놓치고 싶지 않아, 가족들과 계속 상의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인턴십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제가 적십자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모두 경험하려고 합니다.